터키여행_첫번째


- 가자! 가자! -


터키 첫날 밤. 이스탄물은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늦은 시간 트램도, 버스도 있을 리 만무하고,
다행히 출발 전날 호텔로부터 픽업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픽업 나온 버스를 타고 숙소로 들어간다.
장장 12시간의 비행끝이라 시차고 뭐고 피곤하다. 무엇보다도 다음날 일정을 위해 무조건 취침!

일찌감치 나갈려고 시계를 맞추어 놓았으나 정작 우리를 깨운것은 알람 소리가 아니라 커다란 염불소리(?)였다.
새벽 6시, 기도시간이었다. 채 몇시간 잠들지 못했지만 그래도 여행 첫날이 아닌가! 일찌감치 씻고 먹고 길을 나선다.

-골목길-


- 이틀간 묵었던 호텔 오벨리스크. 나오자 마자 길을 헤매다-


다행이도 날씨는 화창하게 개 주셨다. 브라보.

우리의 첫 목적지는 블루모스크, 근데 이거 호텔이 생각보다 골목골목이었다.
호텔 앞에서지도를 꺼내어 더듬더듬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이제 막 가게 문을 열고 나온 상인들이 첫 손님이 되어달라며 말을 걸기 시작한다. 애시당초 살 맘이 없었으니 그냥 패스.
조금 걷지 않아서 블루모스크의 일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오. 이렇게 가까울수가!!


- 블루모스크!-


-한참 골목을 헤메다가-


근데 가깝긴 한데.. 걸을수록 멀어지는건 뭐냐..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가까운 길 놔두고 먼 뒷길로 한참 걸어갔던 것.)

우여곡절 끝에 돌아돌아 블루모스크의 입구로 보이는 곳을 찾아냈다.

그런데 아직 오픈 전인 모양이다. 슬슬 곳곳에서 단체 여행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문 열면 바로 들어가려 했으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줄을 30미터는 서 있다.
게다가 챠도르를 둘러야 할지 신발을 어떡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후퇴하여 정황을 살피기로 했다.


- 멋지구나 블루모스크-


아.블루모스크. 금방 돌아올게.

블루모스크 좌측으로 나오니 이게 웬걸. 아야소피아 성당이 바로 코앞이다. 가깝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가까울줄이야..
 이리 저리 신기해 하며 주변을 이유없이 돌아다녔다. 블루모스크 앞에있는 가게에서 챠도르를 하나 샀다.
여기 말고도 모스크 들어갈 일이 많이 있으니깐 필요할거야.. 라며 거금 만원을 들여 이쁜 걸로하나 사서 귀염둥이에게 둘러주었다

- 저기 보이는 아야소피아-


 게다가 가게 아저씨한테 샤바샤바 해서 신발 주머니로 쓸 비닐도 두어개 얻어왔다. 희희낙락,
하지만 나중에 알았지만 모스크 앞에는 관광객들을 위해서 무료로, 누구나 쓸 수 있는 챠도르들이 엄청 널려 있었다는거...
게다가 비닐봉지까지 널려있었다니..아 돈 아까워


대충 시간을 때우며 이리 저리 두리번 거리다가 다시 블루모스크를 향해 다시 갔다.
그런데 아까 입구로 보이던 곳으로는 이제 못들어간다고 한다. 
 이걸 어쩌나.. 기도시간이라 못들어가는것인가 난감해 하고 있는데 주위를 서성이던 양복입은 아저씨가 따라오라고 한다.
그러더니 옆쪽으로 나 있는 다른 입구로 직접 데려가준다. 친절하기도 하시지. 한국사람이라고 하니 자기 한국 좋아한다고하면서 반가운척을 한다.
진짜로 그런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고마웠던 아저씨 땡큐



블루 모스크 안은 정말 멋졌다. 밖에서 보는것보다 엄청 넓어보이는 실내공간 게다가 쾌쾌한 카페트 냄새까지..
관광객들이 많아서 사원이라는 느낌보다는 사원같은 관광지라는 느낌이 들어서 좀 그랬지만 그래도 여전히 멋진 건축물이다.

-블루모스크 내부-


- 일본단체관광객들-


아야 소피아로 가기 전 중간에 있는 공원에서 한참 시간을 보냈다.
 쉴세없이 뿜어대는 분수 때문에 공원 호수에 비친 블루모스크를 담지는 못했지만,
가만히 앉아서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니 참 재미 있었다.

-주구장창 틀어대던 얄미운 분수-


-자유여행객의 특권, 빈둥거리기-


갈수록 여행객들이 많아졌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곳이 외국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효도관광지인 느낌이 잔뜩 드는 것이었다.
동양사람을 찾아보긴 힘들었고 머리가 하얀 유럽쪽 노인분들이
우리나라 단체 관광객들처럼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라서 이리 저리 움직여 다닌다.
서양사람들은 단체관광 안다닐 것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백발 단체관광객들의 물결-



대충 쉬었으니 이제 아야 소피아 성당으로 간다.


근데 입장료가 장난이 아니다. 일인당 거의 2만원.
볼거리 없기만 해봐라.. 라고 으름장을 놓고 들어갔으니 그런 우려는 기우였었다.

 





이스탄불의 백미는 아야소피아 성당인듯 하다. 웅장한 규모에 곳곳의 섬세함.
아늑하면서 포근한 이상한 느낌에 이곳 저곳 볼거리가 많은 성당이었다.
 이곳에 들어와서도 ‘꼭 해보고 싶었던’ 구석에 자유여행객처럼 앉아 지나가는사람 보기를 한참 하기도 하고.
모자이크 벽화도 보고 정말 한참을 쉬며 보며 나왔다. 몇몇 부분들이 공사중이라 아쉽기도 하였지만 정말 가볼만한 곳이었다.













-엄지손가락을 넣고 나머지 손가락을 떼지않고 한바퀴 돌리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기둥.. 다 닳아서 색 변한것 봐라..-



아야 소피아에서 한참을 구경하고 아쉬움을 뒤로한테 톱카피 궁전을 향해서 갔다. 하지만 이른 기상과 무리한 강행군으로
체력은 고갈되었고..게다가 환전해 놓은 돈도 바닥을 향해 갔다.
그런 정신으로 방문했던 톱카피 궁전의 추억은.. 당연하겠지만 별로 없다. 단지 고양이들이 엄청 많은 것 밖에.


- 길냥이들이 떼로 놀고 있다. 엄청 많다-

결국 숙소로 돌아가서 잠시나마 에너지를 충전하기로 하였다. 집에 가는 길에는 트램을 타보기로 했다.



-이것이 트램. 앞으로 뻔질나게 타고 이스탄불 시내를 돌아다닐..-


학교와 회사가 끝날 시간이라서 그랬는지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제톤을 사서 입구에 넣고 집에 갈 트램을 기다리는데 역시나.. 만원이다. 문이 열리고 귀염둥이 양이 탔다.
나도 따라 탈려고 하는 그 순간!! 이럴수가 문이 닫히기 시작하는 것이다.
만리 타향에서 이렇게 생 이별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번득 드는순간
누군가가 나를 와락! 끌어 안는다.
안에 타고있던 할아버지 한 분이 내 몸을 확 끌어안고 안쪽으로 당겨 주는 것이다.
덕분에 간신히 (할아버지와 포옹한 채로) 트램에 올라설 수 있었다.
아아. 고맙다는 터키말 하나 외워둘 것을.. 그 많은 터키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웃으로 땡큐라고 할 수 밖에 없다니..
여튼 너무 고마운(과감한) 할아버지 덕분에 무사히 우리 커플은 무사히 숙소로...


-길냥이 천국 이스탄불-


이후 고갈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2시간 동안 낮잠...

(역시 자유여행은 이래서 좋다.)


by 서커스 | 2009/01/29 22:04 | 보고,듣고,읽고 쓰기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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